작년에는 남고가 알이 잘아서
주문받은 '왕특'량을 채우지 못해
낭패를 보았다.
급하게 단골구매자들께 양해를 구하고
'특'으로 보냈다.
올해는 '왕왕' 크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건 또 무슨 낭패람!
황매로 판매하는 남고는
장아찌용 청매만큼 크지 않는 품종이다.
게다가 모양이 둥글어서 같은 등급에서 알이 잘아 보인다.
같은 선별기에서 같은 등급칸에서 빠져 나오는데 말이다.
그래서 남고의 특징을 잘 모르는 구매자들로부터 오해를 산다.
올해 남고가 적어도 너무 적게 열렸다.
대신 매실이 엄청 크다.
그래서 또 고민.
왕왕등급은 일정 크기 이상 것들이 나오는 맨 위 등급이다.
그러니 엄청 큰 것도 있고 정상등급도 있고 하니
포장하다 보면 매실 크기가 들쭉날쭉하다.
올해는 왕왕등급이 많이 나와서
왕특 주문한 고객들에게 보내고 싶은데
괜한 오해거리를 만들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좋은 매실로 보내자
내년에는 우찌 되든.
농산물은 하늘이 만들어 주는 것이니.
나도 구매자가 되면
이왕이며
싸고 좋은 것으로!
장날 장에 가면
할매들 보따리를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혹시 할매들이 바가지 씌우지나 않는지
경계하면서.
싸고 싱싱한 좋은 쪽파를 찾아서
장을 돌고 돈다.
할매들이 밭에서 허리 아프게 쪼그리고 앉아서
키우고 장에 가지고 나올거라고
뽑아서 흙 털고 다듬고 한 그 수고를 생각하기 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장을 본다.
왕특이니 왕왕이니 하는 용어는
시장에서 통용되니 우리도 그리 사용할 수 밖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들지만.
그 해 농사에 따라 같은 왕특에서
매실이 크기도 하고 잘기도 하니
크면 큰대로
잘면 잔대로.
개미와 베짱이 매실을 찾아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보통 알이 큰 남고와
올해 큰 남고를 비교해 보았다.
착과률이 낮다 보니
매실들이 이파리속에 숨어 있어서
청매같이 푸른 남고.
익기 시작하여 뿌연 연두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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