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변덕스럽다.
어제는 땀이 삐질삐질 나려고 했는데
오늘은 손이 시립고...
며칠전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얼음이 언 날
막차 탄 녹차꽃들이 누렇게 얼어버렸다.
그래도 따뜻한 날에는 벌들이 왕왕거린다.
한번씩 추위가 와서 그렇지 아직은 따뜻한 편이라
전정을 하다보면 벌레와 곤충들이 더러 눈에 띄인다.
아니, 이 철에 이 놈들이 아직?
얼마전 개미농부는 뱀이도 한마리 만났단다.
물론 비실비실 제 몸을 제대로 못가누고 있었다지만.
우쨌든 오늘도 찬바람 맞으며 열혈농부했다.
야들은 와 이리 뒤늦게 꽃봉오리들이 많이 맺혀 가지고.....쯧쯧
베짱이의 주특기, 빨간 줄 그어 가면서 가지치기 공부중.... ㅎㅎㅎ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읆는다고 했는데...
톱과 전정가위 들고 개미농부 따라 다닌지 삼년.
그러나 아직도 어렵기만 한 가지치기이다.
첫해에는 책을 아무리 뒤다 봐도 뭔 말인지(너무나 생소한 분야라...) 도통 모르겠더니
올해는 이해가 오네.
앉아서 느긋하게 참 먹고 쉴 여유도 없다.
일하면서 개미농부가 "참 안 주요?" 하면
내 주머니에서 곶감 꺼내서 준다.
"여깄소"
매일 개미농부의 참은 곶감 세개.
점심은 사발면 하나에 주먹밥이다.
주먹밥(식초, 참기름, 깨, 소금으로 간한)을 만들어서 보온도시락에 넣어 오면
집어 먹기도 편하고 맨 밥보다 잘 넘어간다.
뜨뜻한 사발면 국물 후룩 마시고.
반찬은 상추나 깻잎에 싸서 한 통에 넣으면 설거지 거리도 줄이고
통에 양념 묻는 것도 방지되고 하여 편하다.
몇발짝만 내려가면 엄니밥을 얻어 먹을 수 있지만
그 몇발짝에 걸리는 시간도 아끼려고 이런다.
이번 가을에 놀이터에 컨테이너를 놓아서 가능한 일이다.
차가운 컨테이너안에서 주먹밥 점심 먹고 새참은 곶감 먹어가면서 톱질하고
책 펴놓고 우리 매실은 우찌 가지치기를 할 것인가를 둘이 머리 맞대고 궁리하고
이쯤~ 되면 우리 열혈농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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