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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놀이터 수선/베짱이 농부의 귀농일기

입추가 지났군요.

by 베짱이농부 2009. 8. 9.

 

작년 한해 동안 긴 가뭄끝에

올 장마때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차나무가 유난히 웃자라서 일찍 전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가위질을 하면서 보니

그 속에는 가을에 필 꽃망울들이 조롱조롱 맺혀 있고

작년에 맺힌 열매들이 엄지손가락 만하게 커져 있군요.

벌써?

내가 보지 못하고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저들은 이렇게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열매를 키우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 번화하던 옛일은 티끌따라 흩어지고

흐르는 강물은 무정한데 풀은 저절로 봄이구나'

 

김연수씨의 소설속에 나오는 한 글귀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시골집 마당에 널린 녹두를 보니......

 

그리고 보니

입추가 지났군요.

 

흘려보낸 시간만큼 우리도

이렇게 결실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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