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주문 마감은 며칠전에 해버렸지만
베짱이 농부가 정신이 없어서
이제사 마감글을 올린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매실이 농부의 애간장을 다 태운다.
작년에는 심한 꽃샘추위로 꽃이 늦게 피고 작황이 1/3 수준이였다.
일반인들은 꽃이 늦게 피면 열매도 늦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올해는 겨울강추위로 작년보다 꽃이 더 늦게 피었다.
그러니 수확도 작년보다 더 늦어야 하는데
날이 6월로 접어드니 기온이 팍 올라가고
올해 따라 일찍히 장마전선이 올라와서는 애를 태우게 한다.
주문하신 분들은 계속 재촉 전화를 주시고....
이리되면 기다려야 된다는 농부의 뚝심도 슬슬 무너지고 만다.
어제 수확을 해 본 결과
제대로 자란 매실이 15%정도 밖에 안되어서 수확을 중단했다.
더 기다리기로 했다.
지난 3일간 매실 따느라고 더위에 헉헉거리고
쐐기에 쏴여서 괴롭고....
앞으로 더위와 쐐기는 더 극성일텐데
친환경재배인지라 살충제를 칠 수도 없고.
꽃이 제때에 제대로 피면 6월 10일전에 수확을 끝내기 때문에
더위, 장마, 쐐기에 시달리는 일이 없는데...
올해는 이래서 또 한번 공부를 한다.
수확일정이나 수확량을 예측하고 앉아 있으면
어른들께서는 "그게 요량이 있는감~" 하시더니
이해가 된다.
농사는 참으로 요량이 없고 예측불허이며
불확실성의 극치이다.
그나저나
이건 다 농부의 사정이고
하늘이 안 도와주시면
농부는 야밤도주라도 해야 할 것 같다.
1구역 매실밭속에 작업하기 좋도록 길을 내고
나무아래 고사리도 베어내고 시범적으로 매실을 따보고 있다.
수확을 시작하는 아지메들.
밭 주변에는 미처 고사리와 풀 정리를 하지 못했다.
요렇게 통실통실한 놈들이 매년 40%이상 쏟아졌는데
올해는 20%가 채 안된다.
기계선별을 하고 다시 손으로 2차 선별을 한다.
흠이 있거나, 병든 것은 다 골라내는데
그래도 내 눈을 벗어나 팔려 나가는 친구들을 따라가는 녀석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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