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흙놀이터 수선/베짱이 농부의 귀농일기

농사, 참 어렵다.

by 베짱이농부 2011. 6. 15.

사실상 주문 마감은 며칠전에 해버렸지만

베짱이 농부가 정신이 없어서

이제사 마감글을 올린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매실이 농부의 애간장을 다 태운다.

작년에는 심한 꽃샘추위로 꽃이 늦게 피고 작황이 1/3 수준이였다.

일반인들은 꽃이 늦게 피면 열매도 늦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올해는 겨울강추위로 작년보다 꽃이 더 늦게 피었다.

그러니 수확도 작년보다 더 늦어야  하는데

날이 6월로  접어드니 기온이 팍 올라가고

올해 따라 일찍히 장마전선이 올라와서는 애를 태우게 한다.

주문하신 분들은 계속 재촉 전화를 주시고....

이리되면 기다려야 된다는 농부의 뚝심도 슬슬 무너지고 만다.

 

어제 수확을 해 본 결과

제대로 자란 매실이 15%정도 밖에 안되어서 수확을 중단했다.

더 기다리기로 했다.

 

지난 3일간 매실 따느라고 더위에 헉헉거리고 

쐐기에 쏴여서 괴롭고....

앞으로 더위와 쐐기는 더 극성일텐데

친환경재배인지라 살충제를 칠 수도 없고.

꽃이 제때에 제대로 피면 6월 10일전에 수확을 끝내기 때문에

더위, 장마, 쐐기에 시달리는 일이 없는데...

 

올해는 이래서 또 한번 공부를 한다.

수확일정이나 수확량을 예측하고 앉아 있으면

어른들께서는 "그게 요량이 있는감~"  하시더니

이해가 된다.

농사는 참으로 요량이 없고 예측불허이며

불확실성의 극치이다. 

 

그나저나

이건 다 농부의 사정이고

하늘이 안 도와주시면

농부는 야밤도주라도 해야 할 것 같다.   

 

         

1구역 매실밭속에 작업하기 좋도록 길을 내고

나무아래 고사리도 베어내고 시범적으로 매실을 따보고 있다.

수확을 시작하는 아지메들.

밭 주변에는 미처 고사리와 풀 정리를 하지 못했다.

 

요렇게 통실통실한 놈들이 매년 40%이상 쏟아졌는데

올해는 20%가 채 안된다.

기계선별을 하고 다시 손으로 2차 선별을 한다.

흠이 있거나, 병든 것은 다 골라내는데

그래도 내 눈을 벗어나 팔려 나가는 친구들을 따라가는 녀석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