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김용택의 산문집 [오래된 마을]을 즐겁게 읽고 있다.
딸이 적극 추천한 책이다.
시골풍경과 시골일상과 시골정서를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간다.
책을 읽으면서 혼자서 실실 웃기도 하고 혼자 재미있어 하기에 아깝다는 생각으로 옆에 있는 짝궁를 못살게(?)한다.
한번 옮겨본다.
지렁이가 운데요.
본래 가재는 눈이 없었답니다. 어느날 가재와 지렁이가 놀다가 지렁이가 가재에게 눈 자랑을 했습니다. 가재는 지렁이에게 그러면 나도 눈을 한번 달아보자고 졸랐습니다. 지렁이는 그러면 한번만 달아보고 얼른 돌려달라고 눈을 빼주었답니다. 가재가 얼른 눈을 달아보니 우와! 세상이 너무 신기하고 볼 것들이 많은거예요. 지렁이눈을 단 가재는 너무 좋아서 뒷걸음질로 슬슬 기어 바위 구멍속으로 들어갔답니다. "가재야, 가재야 어디 있니? 내 눈 줘. 가재야, 내 눈 빨리 돌려줘." 그러나 가재는 뒷걸음질로 바위 속 땅을 파며 자꾸 깊이 들어갔답니다. 가재 눈이 툭 튀어나온 이유는 얼른 눈을 박아 넣느라고 그렇게 되었고요. 그리고 가재는 지금도 자꾸 뒷걸음질을 하며 땅을 파고 바위 속으로 들어간답니다. 지렁이는 억울하고,애달프고 서러워서 땅을 파고 돌아다니며 애둘애둘애두루루 애두루루 애두루루 애두루루 운답니다.
노오란 쑥갓 꽃
이세상에 250여종의 지렁이가 있는데 그 중 160여종이 운데요. 그 책에 그렇게 씌여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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