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부터 전정을 시작하였다.
하루에 6~7 나무 하면 작업일수가 25일 정도로 계산되어
올 겨울에도 딴 짓 할 시간은 없겠다.
비가 오거나 동장군 오는 날만이 쉬는 날이 되겠고.
오늘까지 6일 했는데 작업속도가 하루에 다섯나무다.
각오한 겨울이지만 이 속도로라면
"그래도......" 라는 일말의 기대마저 버려야 되겠군. ㅠ.ㅠ
3년전 부터 나무 수형을 다시 잡느라고 굵은 가지들을 가감하게 잘라버렸더니
그 이후로 도장지가 엄청나다.
가지들이 제각각 살기 위해 햇볕을 향해 뻗치면서
만들어낸 그림들이 너무 난해하여
문제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과수원은 겨울 내내 나무관리로 바쁘다.
시비하고 가지치기하고 겨울방제하고 등등이 다 때를 잘 맞추어야지
게으름피우거나 딴 짓하다가 적기를 놓치면 그게 다 이듬해 결실과 연관된다.
그런데 언니와 동생은 비행기타자고 자꾸 꼬신다. >.<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읆는다고
전정가위와 톱 들고 신랑 따라 다닌지 오년이니
이젠 말이 필요없다.
개미농부가 하루에도 몇번씩 묻는다.
"올해는 와 말이 없노? 묻지도 않네."
나의 속셈은 <이 가지는 물어봐야 답이 뻔하니(내 맘에 안드는 답) 내 알아서 싹둑~ ㅎ>
내 실력으로 판단이 안되는 가지는 <알아서 하겠지~> 남겨두고 내 진도를 나간다.
위를 쳐다보고 가위질, 톱질하는 자세가 잦다 보니
뒷목과 어깨가 상당히 아프다.
서로 목 뒤와 어깨를 주물려주면서 아직은 푸른 하늘같은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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