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놀이터 수선/베짱이 농부의 귀농일기

올해 농사를 마무리했다.

베짱이농부 2015. 6. 26. 08:58

수년째 경험하고 있지만

매년 새롭다.

본 수확기간 동안의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게 돌아가는 날들.

하늘과 매실 보고 애태우고 견디어내야 하는 육신의 고단함... 

이런 것들이 한차례 태풍이 휘몰아치듯 이어지다가

어느날 갑자기 조용해진다.

그리고 그 조용함에 허탈해진다.

이때를 위해 지난 일년 동안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던가.

그 마음을 위로하고자 이책 저책 뒤적이다 십몇년전에 읽었던

월든(헨리 데이빗 소로우)에서 위로글을 찾았다.

 

"타고난 천성에 따라 고유한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 누가 뭐라해도

유월의 고단함 때문에 어찌 나머지 시간들의 즐거움을 포기하랴.

 

 

 

우리 밭에서 제일 꼬맹이들.

시장에서 대접을 못받으니 주인도 대접을 안해준다.

그 현실이 마음에 걸려

마지막 날 나온 꼬맹이들을 집에 데리고 왔다.

개미농부의 매실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