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농부 2012. 4. 19. 19:09

 

내일이 곡우다.

곡우에 맞추어서 비 오는걸 보며

절기를 만든 옛사람들에게  감탄사를 올린다.

오늘 비도 오고 하여

어제 숲속에 있는 야생 제피나무에서 채집한 새순으로

장아찌를 만들었다.

준비할 것이라곤

제피순과 고추장, 그리고 물엿

고추장은 기호에 따라

물엿을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되고.

물엿양은 입맛에 맞게 넣으면 되겠고.

제피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단맛이 들어가는게

나는 좋은데......개미농부는 단게 싫다고 하여

올해는 두가지로 담았다.

물엿 넣은거와 안넣은걸로. ^.^

나도 주부로서 진화한다! ㅋㅋㅋ

 

 

제피나무 옆에 오가피가 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있나!

오가피 새순도 따고.

제피나무가 널려있는 숲이다.

 

새순을 흐르는 물에 2~3번 씻어서 물기를 뺀다.

저녁에 씻어서 하룻밤 두었다.

 

물기가 빠진 새순은 살아서 펄펄~ 

그 부피로 고추장을 계산하여 한번에 넣었다간  낭패!

그래서

제피순 한층 놓고 고추장 중간중간 떨어뜨리고

그리고 또 한층...

이렇게 해서 두어시간 놔두면  숨이 죽는다.

 

숨이 죽으면 주걱으로 뒤적이면서

고추장을 추가로 넣는다.

이때도 한꺼번에 다 넣지 말고

고추장 묻히는걸 봐가면서 넣는다.

 

우리 식구 일년 먹을  제피장아찌이다.

담그고 바로 먹으면 싸~한 맛이 강하다.

며칠간 삭히면 그 맛이 순해진다.    

 

흔히들 제피를 산초라고도 하는데

같이 사용하기도 하나 다른 나무이다.

둘다 가지에 가시가 있고 잎모양도 비슷한데

제피는 가시가 마주나 있고 산초는 어긋나있다.

제피는 봄에 꽃이 피고 산초는 여름에 핀다.

산초는 열매기름이 유명하고.

제피는 봄새순과 가을에 열매껍질를 갈아서 제피가루로 먹는다.

제피가루는 추어탕과 장어국에 넣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