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놀이터 수선/베짱이 농부의 귀농일기
우찌 함 묵어 볼끼라고.
베짱이농부
2010. 7. 6. 22:46
수확이 좀 늦은 품종이 다른 자두가 한나무 있다.
이 나무만 구역에서 떨어져 홀로 있고, 늦게 익다 보니
미처 챙겨보기도 전에 새들 한테 다 적선하고 만다.
올해는 우찌 함 묵어 볼끼라고
이 더운 날에 땀 뻘뻘 흘리면서 그물로 나무를 칭칭 감고 있다. 개미농부가.
가짜뱀작전은 잠자리가 뱀대가리위에 앉아서 쉬는 걸 보고 감 잡았고.
직박구리에 까치까지 합세하여 쪼아대니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단내 나기전에 따버리기.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커피 한잔으로 덜 깬 잠을 털어내고
집을 나서서 6시 전에 자두를 따기 시작한다.
새벽잠을 포기하면서 수확하는데 먹음직스럽게 익은 자두는
새들이 다 작살을 내놓았으니 어찌 약이 안 오르겠는가.
직박구리들은 저거가 주인인냥 어찌나 지저대는지 귀가 다 시끄럽다.
하지만 지들도 먹어야 사니 어쩌겠는가.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