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농부 2009. 1. 8. 11:50

 

 

                                                            집 뒷베란다에서 본 보름달이 뜬 고성 들판 

 

 

오늘 걷는 일은 힘겨울까?

어제의 강행군으로 근육이란 근육은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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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정도 걷자 근육이 충분히 풀어져서 아픔은 사라졌지만

마찰이 많은 허벅지와 엉덩이는 불에 덴 듯 했다. 아직도 불필요한 지방이 너무 많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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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몇 킬로그램이 줄면 몇 킬로미터 더 걸을 수 있을테고 다리는 저절로 단단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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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터키어로 "나는 프랑스인이며, 이스탄불에서 에르주룸까지 실크로드를 걷는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경계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하사관이 손짓하자 병사 하나가 자리를 좁혔다. 그들은 빈좌석을 가리키며 내게 앉으라고 권했다.

자기들도 쾨무를루크에 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들의 초대를 거절했다.

 " 난 걸어서갑니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들은 멀어져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나는 걷는다>에서 옮겨 보았습니다.

예순하나의 나이로 먼 길을 홀로 떠나는 용기와

좋은 국도를 놔두고 옛길을 찾아 걷기를 고집하는 그 고집스러움.

홀로 외로이 걷은 여행이 자기자신을 직면하게 만들고,

육체의 제약에서 그리고 주어진 환경속에서

안락하게 사고하는 자신을 해방시킨다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걷는 것이 단순히 건강을 위한 것만은 아니지요.

새로운 해을 시작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봄,여름,가을,겨울을

흙놀이터에서 길을 걷듯이 움직일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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